[책] 빌러비드(Beloved) - 토니 모리슨
빌러비드(Beloved) - 토니 모리슨
세서는 딸 덴버와 아기 유령이 나오는 집에서 함께 살고 있다. 시어머니 베이비 석스와 두 아들과 함께 살던 집이었으나 베이비 석스는 사망하고 두 아들은 도망쳤다. 아기 유령 때문은 아니고 엄마인 세서 때문이었다.
어느 날, 스위트홈의 남자인 폴 디가 찾아왔다. 스위트홈은 세서가 노예로 일하던 농장이었고 집주인 가너가 사망하기 전엔 큰 탈 없이 운영 되던 곳이었다. 하지만 가너가 사망하자 가너 부인은 학교 선생과 학생들을 농장으로 불러들였고 스위트홈은 더이상 집이 될 수 없었다.
폴 디는 어릴 적 꿈에 그리던 여자 세서와 함께 살기를 원한다. 걷고 걷고 또 걸으며 정착하지 못했던 폴 디는 세서의 집에서 함께 미래를 꿈꾸고 싶다. 폴 디는 세서의 집에 살고 있던 아기 유령을 쫓아버린다. 덴버는 엄마와 본인의 집에 불쑥 밀고 들어온 폴 디가 못마땅하지만 세상에 나가는 경험을 함으로서 폴 디를 수용한다.
마을 축제에 다녀온 폴 디, 세서 그리고 덴버는 그들의 124번지 집 앞에 있는 어떤 낯선 여자를 본다. 그녀의 이름은 빌러비드(Beloved). 세서가 죽은 딸을 위해 묘비명에 넣고 싶었던 이름을 가진 여자. 세서는 빌러비드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함께 124번지 집에서 머문다. 빌러비드는 아름답고 그녀의 시선은 항상 세서를 쫓는다. 덴버는 빌러비드가 누구인지 깨닫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애쓴다. 덴버의 시선은 빌러비드를 향해 있다.
빌러비드는 세서를 찾아온 세서의 죽은 딸이었다. 124번지에 살던, 폴 디가 쫓아냈던 아기 유령이자 세서에게 죽임을 당한 딸. 스위트홈으로부터 도망친 세서는 124번지로 쳐들어온 노예 사냥꾼들에게 딸을 뺏길 수 없었다. 세서는 노예 사냥꾼을 발견하고 자식들을 모두 데리고 124번지의 헛간으로 도망친다. 세서는 톱으로 딸의 목을 베 노예 사냥꾼들로부터 딸을 지켜낸다....
세서는 124번지로 찾아온 여자 빌러비드의 정체를 알게 된다. 자신이 죽인 자신의 딸. 세서는 빌러비드에게 설명하고자 한다. 죽인 이유에 대해 변명하고자 한다. 빌러비드는 이러한 세서의 태도에 점점 더 거대해지고 세서의 생활을 파괴하며 갉아먹는다. 하지만 세서는 빌러비드를 위해 모든 시간과 노력을 갖다바친다. 이를 보다못한 덴버는 지켜야 할 대상이 빌러비드가 아닌 엄마 세서라는 것을 깨닫는다. 덴버는 생계를 위해, 그리고 세서를 지키기 위해 혼자서는 한번도 나가보지 못한 세상 밖으로 나간다.
덴버의 외출은 124번지의 상황을 모두에게 알리는 기회가 된다. 동네 사람들은 세서를 지키기 위해 124번지로 집결한다. 수 십명의 여자들이 124번지 앞으로 찾아왔고 세서는 그 사이에서 마을을 돕던 백인 보드윈을 발견하고 얼음 송곳을 들고 빌러비드를 지키기 위해 보드윈에게 달려든다. 세서는 여자들에게 제지 당하고 보드윈은 죽지 않았고 빌러비드는 사라진다.
독서 동아리 발제 책으로 읽게 된 '빌러비드'. 사실 이전에는 전혀 들어보지 못한 책 제목이었다. 빌러비드라는 제목을 들었을 땐 영문 제목이 'Beloved'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제목이 정확하게 번역된게 맞나 라는 의문부터 든 책. 그리고 흑인 여성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토니 모리슨의 책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고전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인데 그 책을 읽으면서 기억에 남는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노예 제도가 폐지 되었을 당시 노예를 소유하던 주인들이 노예들을 풀어주었는데 갈 곳이 없어진, 즉 집이 없어진 노예들은 본인들을 쫓아내지 말아달라고 집 주인들에게 사정했다는 것. 도망가지 않은(자발적으로 주인의 집을 떠나지 않은) 노예들도 많았다고. 자유를 누려본 적 없는 자들에게 쥐어진 일방적인 자유는 어쩌면 폭력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피동적 수용자로 만든 제도와 환경, 사실은 인간의 이기심이 기본 원인이지만 색다른 시선이라고 생각했다. 이제까지 노예제도란 무조건 나쁜 것, 반대 해야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 마저도 반대의 시선이 존재했다.
그러나 '빌러비드'를 읽으며 역시나 노예 제도는 옹호받지 못할 시스템이라는 생각이 들며 자식을 죽이면서까지 지키려는 엄마의 짙은 마음을, 그 본능과 본능적인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 부분의 잊기 위해서 끄집어 내야 한다는, 과거를 잊기 위해서는 현실로 불러내야 한다는 문장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리는 잊기 위해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기억이 더 날 뿐이지, 그렇게 잊혀지진 않으니까. 노예 제도로 인해 허망하게 삶을 잃은 사람들에게 애도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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